서론
장 폴 사르트르는 전형적인 실존주의자로서, 자신의 철학을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근본적이지만 불안정한 깨달음 위에 구축했습니다. 이 혁명적인 개념은 인간은 세계에 무(無)로 태어나며, 오직 자신의 선택, 행동, 기획을 통해서만 자신을 규정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급진적인 자유의 즉각적인 결과는 존재의 우연성(Contingency)과의 대면입니다. 즉, 우리의 삶과 우주 전체가 근본적으로 불필요하며, 선험적이거나 미리 정해진 의미나 목적이 결여되어 있다는 무자비한 사실입니다. 본고는 순수한 존재의 무서운 우연성과, 무의미한 세계 속에서 스스로 만든 의미, 즉 필연성(Necessity)을 구축해야 하는 인간의 명령 사이의 깊은 긴장감을 탐구하며, 삶의 부조리한 본질과 자아 규정이라는 부담스러우면서도 해방적인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사르트르적 관점을 제시할 것입니다.
본문
1. 우연성의 부담: De Trop인 존재의 사실성
사르트르는 존재를 근본적으로 우연적(la contingence)이라고 개념화합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존재를 포함하여 우주에 있는 어떤 것도 논리적으로 그 존재 자체를 정당화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모두 de trop—"지나치게 많고", "군더더기"—즉, 이유 없이 그저 거기에 있습니다. 이 깨달음은 사르트르 소설 속 주인공 앙투안 로캉탱이 구토(Nausea)를 경험하는 핵심입니다. 존재가 정당화될 수 없고 부조리하게 그저 거기에 있다는 인식은, 세계가 필연적이고 합리적인 설계에 따라 작동한다는 편안한 환상을 산산조각 냅니다.
사르트르가 즉자(In-itself, l'en-soi)라고 명명한 물리적 세계는 거대하고, 단단하며, 완전히 비의식적입니다. 그것은 그저 있을 뿐입니다. 이 무자비한 사실성 위에 의미를 부과하려 시도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의식, 대자(For-itself, le pour-soi)입니다. 그러나 의식이 자신의 기획에 따라 세계를 조직하는 데 일시적으로 실패할 때, 순수하고 끈적거리며 소름 끼치는 우연성의 덩어리가 밀려들어와 실존적 병인 구토를 유발합니다. 개인에게 우연성과 마주하는 것은 자신의 탄생, 삶, 죽음이 바위나 나무 뿌리의 존재보다 더 필연적이지 않은 우발적인 사건임을 깨닫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실존적 불안의 원천입니다. 자아는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도록 강요받습니다.
우연성의 부담은 단지 지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책임감의 무게로 느껴집니다. 만약 어떤 것도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지시하는 외적인 규칙, 법률, 또는 신성한 명령은 없습니다. 우리는 선험적인 본질이나 도덕적 지침 없이 남겨집니다. 이 사실성—우리의 상황과 존재의 불변적인 주어짐—은 우리가 작업해야 할 원재료이지만, 그 자체로는 어떠한 내재적인 방향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2. 필연성의 기획: 초월을 통한 사실성으로부터의 탈출
즉자의 소름 끼치는 우연성에 대한 반응으로, 인간의 의식—대자—은 끊임없이 **초월(Transcendence)**하고 **필연성(Necessity)**을 창조하려는 동력으로 정의됩니다. 사르트르적 의미에서 초월은 의식이 현재의 상황(자신의 사실성)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과 기획으로 도약하는 능력입니다. 인간은 처음에는 "무"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미래의, 스스로 만든 본질을 향해 나아감으로써 자신을 정의하고, 무엇인가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필연성의 추구는 우연성을 극복하고, 자신의 존재에 내재적으로 결여된 무게와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인간의 욕망입니다. 사람들이 사회적 역할('교수'나 '남편'이 되는 것), 종교적 신념, 또는 역사적 운명에서 안정성을 찾으려 할 때, 그들은 바로 이 스스로를 정립하는 필연성을 달성하려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즉, 우연적인 대자를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즉자-대자(In-itself-For-itself)**(신이 되려는 불가능한 목표)로 바꾸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르트르에 따르면, 이 욕망은 근본적인 망상이며 **비진정성(Bad Faith, mauvaise foi)**의 한 형태입니다.
비진정성은 고정된 본질에 의해 정의된 객체(즉자)인 척함으로써 자신의 급진적 자유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역할을 너무 완벽하게 수행하여 '웨이터'라는 정의된 행동 속에 자신을 잃어버리는 웨이터는 비진정성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다른 가능성을 선택할 자유를 부정합니다. 진정한 필연성은 세상이나 미리 정의된 역할에서 발견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선택이 임의적이며 우연성에 의해 위협받는다는 것을 완전히 알면서도, **자유롭게 기획을 선택**함으로써 **창조될** 수 있을 뿐입니다.
3. 미학적 명령으로서의 의미 창조: 진정한 행위
만약 삶이 우연성 때문에 본질적으로 무의미하고, 외부적인 필연성을 찾는 것이 비진정성이라면, 어떻게 진정하게 살 수 있을까요? 해답은 우연성이라는 무서운 깨달음을 **창조적인 명령**으로 변모시키는 데 있습니다. 의미의 창조는 **미학적 행위**, 즉 스스로 부과한 필연성이 됩니다.
사르트르에게 진정성(Authenticity)은 우연성—자신이 궁극적으로 근거가 없고 자유롭다는 인정—을 포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용기입니다. 진정한 개인은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스스로 선택한 기획을 통해 의미를 **창조**합니다. 이 과정은 로캉탱의 결정에서 예시되듯, 소설을 쓰는 것과 같은 자기 창조적 행위로 나타납니다. 그는 세계의 우연적인 존재와 달리, 자신의 매개변수 내에서 정당화되는 **내적 필연성**—구조, 형식, 질서—을 가진 예술 작품을 창조하기로 선택합니다.
이 미학적 행위는 무의미한 존재를 스스로 의지한 운명으로 변모시킵니다. 개인은 기획을 선택하고 그것에 전념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일시적이고 주관적인 "필연성"을 창조하며, 자신의 행동에 무게와 정의를 부여합니다. 이것이 사르트르 철학의 **윤리적 전환**입니다. 즉, 선재하는 가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의미를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통해 인류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미지까지 창조할 책임이 있습니다. 선택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자유는 무섭지만, 동시에 존엄성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필연성은 근본적인 진리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조리하고 우연적인 본질을 완전히 인식하고 살아가는 진정한 삶을 통해 적극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의지**되어 창조되는 것입니다.
결론: 존재의 긴장
사르트르가 제시하는 존재의 우연성과 필연성에 대한 관점은 인간의 삶에 대한 도전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힘을 부여하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임의적이고 무의미한 우주(우연성)에 태어나며, 우리의 물질적 존재의 무자비한 사실성에 의해 규정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의미를 요구하고, 스스로 정당화된 존재(필연성)를 달성함으로써 이 부조리를 초월하려는 의식(대자)의 짐을 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발생하는 긴장이야말로 인간 조건의 핵심입니다. 사르트르는 우리에게 비진정성이라는 편안한 거짓말을 버리고, 우연성이 드러내는 무서운 자유를 포용하도록 촉구합니다. 진정한 의미는 우주가 주는 선물이 아니라, 급진적인 선택과 스스로 선택한 기획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을 통해 순간순간 구축되는 **스스로 만든 미학적 필연성**입니다.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삶이 근거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며, 바로 그 인정 속에서 궁극적으로 중요할 유일한 의미, 즉 **우리 자신의 의미**를 창조하는 무서운 책임을 용감하게 떠맡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