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 시각에서 본 사르트르 비판: 주체 해체 논의와 실존주의의 한계
20세기 중반, 유럽 지성계는 인간의 행위 주체성을 인식하는 방식에 있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했습니다. 실존주의의 거두 장 폴 사르트르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명제 아래, 인간은 자신의 의미를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전적인 책임을 지닌 존재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접어들며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미셸 푸코 등이 이끄는 구조주의 물결은 사르트르를 향해 파괴적인 비판을 던졌습니다. 그들은 '개인'이란 운명을 개척하는 주권적 주인이 아니라, 기저에 깔린 무의식적 체계가 만들어낸 하나의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 주권적 주체라는 환상: 언어와 탈중심화된 주체
사르트르와 구조주의자들이 격돌한 제1전선은 바로 '주체'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사르트르에게 인간 의식은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부정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절대적 권능을 지닌 '무(nothingness)'였습니다. 하지만 구조주의자들은 '탈중심화된 주체'라는 개념을 내세워 이에 맞섰습니다. 소쉬르의 언어학에 뿌리를 둔 이들은 인간의 사고가 개인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하는 언어 규칙의 지배를 받는다고 보았습니다.
레비-스트로스는 사회생활이 언어의 문법과 유사한 무의식적인 '상징적 질서'에 의해 규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개인이 내리는 '선택'은 구조가 미리 짜놓은 가능성의 격자판 위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에 불과합니다. 즉, 생각하는 주체인 '나'는 언어적,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며, 사르트르가 말하는 '전적인 자유'는 순진한 심리학적 환상에 가깝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라는 거대한 틀이 우리를 통해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2. 저자의 죽음과 인본주의적 역사관의 거부
두 번째 충돌 지점은 역사와 진보에 대한 해석입니다. 사르트르의 철학은 의식적인 인간의 실천(Praxis)이 자유를 향해 역사를 추동한다는 '역사의 목적론'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미셸 푸코는 그의 저서 『말과 사물』을 통해 이러한 인본주의적 해석을 거부했습니다. 푸코는 역사가 인간의 의지에 따라 진보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에피스테메(인식의 지평)' 사이의 급격한 단절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죽음'이라는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주체가 특정 시대의 담론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구성물에 불과하다면, 주체는 역사를 집필하는 '저자'가 될 수 없습니다. 구조주의는 분석의 초점을 '영웅적 개인'에서 익명의 비인칭적 규칙으로 옮겼습니다. 사르트르가 프랑스 혁명을 인간 자유의 분출로 보았다면, 구조주의자는 그것을 당대 정치·경제적 '문법'의 구조적 변화로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각은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인간의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3. 방법론적 엄밀성 대 실존적 체험의 한계
방법론적으로 사르트르는 '체험된 경험'을 우선시하는 현상학에 의존했습니다. 반면 구조주의자들은 이를 '비과학적'인 태도라며 일축했습니다. 그들은 인간 존재의 진실은 우리가 무엇을 '느끼느냐'가 아니라, 사회를 지배하는 객관적이고 수학적인 법칙 속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조주의가 지적한 실존주의의 결정적 한계는 '무의식'에 대한 설명 부족이었습니다. 사르트르에게 '자기기만'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식적인 거짓말이었으나, 구조주의적 정신분석학자들에게 우리를 움직이는 힘은 의식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욕망의 구조 속에 박혀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 요인들을 간과함으로써 사르트르의 철학은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 결과에 대해 개인에게 과도한 부채감을 지우는 '부르주아적 신화'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는 사르트르와 같은 '포괄적 지식인'의 시대가 저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론: 구조와 주체의 변증법적 통합을 향하여
사르트르에 대한 구조주의의 비판은 서구 철학사의 물줄기를 '절대 주체'에서 '시스템에 의한 인간 형성'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도덕적 책임에 영감을 주었다면, 구조주의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언어와 권력의 그물망을 폭로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완전히 자유로운 주체도, 시스템의 꼭두각시도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논쟁은 우리를 제약하는 구조를 명확히 인식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사르트르가 옹호했던 '상황 속의 자유'를 찾도록 독려합니다.
시스템의 꼭두각시로 살아서는 안 되고 '상황 속의 자유'를 찾기 위한
나만의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